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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수도 다 끊긴 '대구 동물원'에 방치된 동물들 10개월간 지극정성으로 돌본 가족

대구 한 동물원이 코로나19 여파로 운영이 어려워지자 동물들에게 물과 사료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이런 가운데 그나마 방치된 동물들이 생명을 유지하고 겨울을 버틸 수 있었던 데에는 한 가족의 보살핌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2일 비글구조네트워크(이하 비구협) 측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구시 한 동물원의 실태를 고발했다.

 

비구협에 따르면 A 동물원은 지난해 휴장 이후 원숭이를 포함해 낙타, 라쿤, 양, 염소, 거위 등을 방치했으며, 물과 사료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았다. 사육 공간은 배설물 범벅이었다.

 

 

Instagram 'beaglerescuenetwork'

 

비구협은 "인근 야산에 방치된 토끼를 포함한 양과 염소들은 주위에 민원을 일으켰고, 이들을 제대로 사육하고 관리하기가 힘들어지자 결국 목을 매달아 잔인하게 죽인 것으로 보인다"고 폭로했다.

 

특히 비구협이 영상과 함께 공개한 낙타 '햇님이'는 몸 전체가 염증 투성이에 건강 상태도 매우 좋지 않아 안타까움을 안겼다.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을 동물들에게도 한줄기 빛이 있었다.

 

바로 그들의 사정을 알고 10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찾아와 돌봐 준 한 가족이다.

 

이들은 산 아래에서 뜬 물과 사료, 과일 박스 등을 짊어지고 올라갔고 여유가 될 때마다 동물들을 보살폈다.

 

 

Instagram 'beaglerescuenetwork'

 

또 블로그를 통해 동물원의 끔찍한 상황을 알리며 도우을 요청했다. 실제 블로그에 공개된 사진들을 보면 동물들이 얼마나 심각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빙산처럼 얼어붙은 우리 안에서 떨고 있는 원숭이, 주는 물을 먹지 못해 울부짖는 거위, 물을 가져다주면 허겁지겁 목을 축이는 동물들의 모습은 인간의 잔혹함을 여실히 느끼게 한다.

 

결국 가족은 비글구조네트워크에 제보했고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이번 일에 대해 비구협은 "대구시청과 대구지방환경청에 동물학대에 의한 격리조치를 강력하게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